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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중국에서 느낀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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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오늘 찍은 자금성의 전경이랄까..... 참... 여러모로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


1주일 조금 넘게 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느낌을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물론 오래 사는 사람들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1. 규모의 나라 - 어딜가도 엄청 크고, 어딜가도 인산인해. 6.25 전쟁때 인산인해전술 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알려진 것처럼..... 머, 상상이 간다. 어땠을지...... 오늘 하루 여느 여행지처럼 한곳 보고 좀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일단 더위에서 그럴 수 없었고, 둘째 규모에서 그럴 수 없었다. 중국 가서 좀 걸어다녀야겠다라고 절대 생각하지 말것. 대중교통 타고 다닐 생각으로 공부하고 와야 함. 


병원도 마찬가지. 아침 8시부터 외래가 시작되는데, 대한민국의 병원 풍경과는 달리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병원밖에 자리깔고 일단 새벽부터 기다리는 건 예사. 시작되면 물밀듯이 작게 열려있는 외래입구로 몰려서 첫날 내가 들어가기가 힘들 정도였다. 교수숫자도 60명. 그것도 한 과에. 우리의 근 10배. 구강악안면외과의 수술만 하루에 25건 정도가 평균인 듯 하다. 일주일이면 125건이니 역시 우리의 근 10배. 


땅덩어리가 워낙 넓고 크니 왠만하면 잘 움직이게 되지 않을 듯 싶다. 그래서 거기에 맞는 만만디 근성? 맞는 말인가? 밥도 천천히 먹는다. 천안문 건너편에 중국국가박물관을 좀 둘러보려고 갔는데..... 기다리고 있던 줄에 질려서 그냥 왔다고 하면 난..... 참을성이 없는 사람인가보다.


2. 하드웨어는 굿, 소프트웨어는 아직 - 점심때 왕후통이라는, 우리로 치면 명동거리 같은? 백화점, 대형서점, 음식점 들이 몰려있는 곳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일단 말이 안통하니 자동주문기로 주문하고 결제. 거기까진 좋았다. 자리를 찾아 앉아보니, 여기저기 쓰레기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파리가 그리 많은 곳은 첨이었다. 내 옆에 어린 아이와 함께 앉아 먹던 중국인 젊은 처자. 다 먹고는 그냥 간다? 어라? 보란듯이 내건 들고 일어나 스스로 치우고 나왔다. 


지하철을 요새 맨날 근 1시간씩 타고 다니는데, 정말 여기저기 힘든 상황이 많다. 사람 나오기도 전에 밀고타기는 일쑤이고. 주위 사람들에게서 풍겨나오는 시큼한 냄새들..... 그나마 지하철이 깨끗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비추할만한 교통수단이다. 가격은 5원 정도라 우리로 치면 850원 정도가 평균적인 듯. 암튼, 사람이 너무 많다.


병원에는 여기저기 없는 기구나 장비들이 없다. 술중에 Vein coupler를 쓰길래, 오..... 당신들도 그걸 쓰네? 우리는 못써..... 라고 말해줄 정도로. 그러나...... 여기까지. 


많은 현지 한국인들이 중국 병원 어떠냐고 물어본다. 대답은.... 아직.... 수술증례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 일례로 세계 학회에서 현직 내가 와 있는 북경대학 과장이 나와서 발표를 한 적 있다. 청중들은 그 증례수에 일단 놀라긴 했으나, 수술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을 보곤 한숨을 쉬더라는. 실제로 여기와서 보면 '한국에서 저렇게 수술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Wild하게 한다. 잘 하긴 한다. 술후 합병증이 별로 없으니.....그런데, 수술후 외래로 오는 사람들 보면 한결같이 목쪽에 커다란 흉터가 수술의 훈장처럼 너무나 잘 보인다. 글쎄..... 수술후 재발되는 것들도 있는 걸 보면 그닥 Oncologic concept에만 집중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좀 감쪽같이 해주면 어디 덧나냐? 라고 말해주고 오고 싶을 정도다.


3. 영어가 없는 나라 - 이건 자주성 측면에선 칭찬해줄만한 일인 듯 하다. 모든걸 자기나라 말로 만들어버리는 놀라운 능력이란. 수술방에서조차 그 흔한 영어 한마디 들을 수가 없다. 미국 연수중에 중국인 친구가 "넌 여기서 말하는 기구 이름을 다 알아듣니?" 라고 물어보길래, "물론, 우리는 그냥 영어로 배우는데?" 그때 당시엔 자랑스럽게 얘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중국이 더 대단한 듯 하다. 다만......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엔 아직 좀 힘든 나라라고 생각해주자. 이거 때문에 어딜가도 밥 한끼 먹기 힘들다.....ㅠㅠ.


4. 수직이 아닌 수평의 조직체계 - 여기 오기전까진 불교, 유교, 맹자, 공자 등등....의 영향때문인지 왠지 윗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줄 알았다. 왠걸.... 공산주의의 영향인지 그런것보다는 오히려 서양 못지않은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나이 많은 교수와의 편한 관계라든지.... 어느 과의 과장 말고는 거의 수평적인 관계들. 스스럼없이 묻고 답하는 수련의들..... 괜찮다. 아마 이런 것이 빠른 근대화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나이 많은 사람들을 공경하는 풍조도 없는 건 아니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해본다. 또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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